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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마트

우리동네엔 두 대의 이동마트가 있다.
차양막이 달린 트럭 안은 웬만한 동네슈퍼 못지 않다.
아침 8시쯤 되면 그 중 한대가 지나간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잠시 주위를 맴돌다 사라진다.
다른 한대는 9시 이후에 지나간다. 
안전상회라는 이름까지 있는 이 이동마트는
30년대 트로트와 함께 등장한다.
방송을 하는 법이 없다.
역시 트로트는 그 시대의 것이 최고란 생각이 든다.
두어 달 간은 잠결에 그 소리만 흘려들었다.
'앗 두부 사야하는데' 
'흠 오늘은 과자도 먹고 싶다'
비몽사몽간에 들려온 소리는 곧 사라져 버렸고
한번도  이동마트에서 물건을 사본 적이 없었다.
날마다 이불속에서 이만 갈았다.
'내일은 반드시 마트 구경을 갈테다'

드디어 오늘 장을 보았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잽싸게 대문을 나와 느티나무 길가로 냅다 뛰어갔다.
혼자 사시는 아랫집 할머니가 부추한단을 고르고 계셨다.
난 감자 한봉지와 따끈한 두부 한모를 샀다.
'이힛, 드뎌 이동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다음엔 트로트가 들리는 이동마트를 이용해야지.







by 바람풀 | 2008/07/02 11:1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5)
꽃밭


아욱꽃

상추꽃

부추꽃

가지꽃

토마토꽃
그리고 해바라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집 마당에도 꽃들이 숨어있다.

이사온 첫날 심은 해바라기가 꽃을 피웠다.

태양과 눈맞추며 쑥쑥 커라.







by 바람풀 | 2008/07/02 09:0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새와 고양이



뒤뜰로 향해 뚫린
작은 창가 너머로
작은새 두 마리가
재잘재잘 잘도 논다.

그 아래 야옹이
딱 걸렸다.
슬금슬금
우리집 마당을
기웃거리는
야생 야옹이





by 바람풀 | 2008/06/25 14:42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도배


이게 언제적에 보았던 영화들인가?





 
이 집엔 아궁이에 불을 때는 큰 방이 하나있다.
큰 창 두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 밖을 조망하기에도 좋고
하루종일 볕도 잘 들어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방.
더구나 바닥은 황토까지 사서 손수 바르지 않았던가?
문제는 도배였다.
 크기도 크거니와 도배하기 전에 단열재도 손봐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신문지와 스티로폼이 덕지덕지 붙은 채로,
시멘트 벽도 노출된채 몇달 동안 방치되었었다.
 벽지도 없고 도배하기도 귀찮았다.   

 벽에 붙일 만한 것들을 모조리 꺼내 벽을 메꿔나갔다.
그래도 터진 벽틈과 빛바랜 신문지와 뜯겨진 벽지 조각까지 다 메꾸지는 못했다.

짚을 섞어 바른 부서진 흙벽, 이건 본디 이집의 속살이 아니던가.
그 위에 덧발라진 검게 그을린 시멘트 벽.
그리고 그 위에 발라진 오래된 날짜의 신문지. 
단열을 위해 붙여진 스티로폼.
그 위에서 찢겨져 나간 벽지. 

감추고 싶은 누군가의 속살과 상처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바라보기'
갑자기 왜 이런 명상법이 생각나는 거지? 

만족스런 도배작업.

너무 오래 바라보니 좀 정신 없네.^^





by 바람풀 | 2008/06/16 18:10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5)


이십일 남짓 집을 비운 사이 온갖 종류의 풀들이 마당을 점령했다.
뒤뜰의 앵두나무엔 붉은 열매가 알알이 달렸고
우물가 보리수 나무도 굵은 열매의 무게 때문에 가지가 휘청거릴 정도다.
동네에서 얻어다 심은 부추모종은 빽빽한 모종들 사이로 더 큰 풀들이 마구 자라나 부추 심은걸 잊을 정도였다.
두줄 심어 놓은 고추는 한 그루만 살아남았고 양배추, 고구마, 상추와  토마토는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심지도 않은 들깨들은 어느새 자라나  마당의 절반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변화를 가까이서 목도하자니 새삼 풀들의 생명력에 입이 벌어진다.

"떠억~~~"














by 바람풀 | 2008/06/16 17:49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네팔1-구름위의 산책




구름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어느것 하나 같은 형상을 만들어내는 법이 없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구름속을 부유하는 일이 그래서 더 즐거웠는지도 모른다. 
그곳엔 아득한 깊이의 푸른 허공과 태양과 구름뿐인데도 말이다.

5년만에 다시 찾아가는 히말라야의 나라.
안나푸르나 산속에서 수줍게 꽃을 건네고 달아난 소녀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을까?
포카라 폐화호수에서 함께 뱃놀이를 즐기던 소년은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되어 있겠지?
어느 바에서 노래를 부르던 청년은 여전히 그곳에서 노래를 하고 있을까? 

낯섦,두려움도 좋지만
그리움, 설렘. 이런 감정들이 구름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를때,
구름속에서의 시간도 한껏 부풀어 오른다.   







by 바람풀 | 2008/06/13 14:03 | 히말라야 여행기 | 트랙백 | 덧글(0)
모란



부산스러웠던 마음 한 끝자락에 만난 모란.
무성해진 느티나무 아래 홀로 피어나
며칠간 비워둔 이 집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고마워라,








by 바람풀 | 2008/05/16 15:31 | 그림 | 트랙백 | 덧글(2)
선물


센스쟁이 K양의 선물.
마음에 쏘~옥





P양이 직접 손으로 짠 스카프
당장 하고 싶지만 목에 땀띠 나겠지?



그리고,

W양이 늘 곁에 두고 읽으라며 사준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





선물을 준비하자!








by 바람풀 | 2008/05/16 13:15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3)
호나,호나,호나





복사꽃 귀에 꽂고 무슨 꿈을 꾸고 있는게냐?

호나를 처음 보았을때
아이는 붉게 튼 볼살에
콧물 줄줄 흘리며
아장아장 혼자 놀고 있었다.

 꽃처럼 이쁘게 자라거라.





 

by 바람풀 | 2008/04/30 00:02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6)
솔뫼농장이야기


상량식 하는 날


서양 목조 주택 4년차인 최목수, 2년차 햇병아리 한옥 목수인 정목수, 
그들은 귀틀집과 구들공사가 전문인 이 동네 토호세력 용달 아저씨를 오야지로 모시고,
(모시기엔... 용달 아저씨는 암만봐도 철이 들든 개구장이 같당)
카자흐스탄의 염소 젖짜는 김태희를 아내로 맞이하고픈 로망을 간직한...
온갖 잡지식의 달인이자 로맨티스트인 중년의 기열아저씨와
한 덩치 하나 별 힘을 못쓰며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몰라라 하는 동네 청년 민호씨를
조수로 두고선 한달 넘게 집근처 현장에서 집을 짓고 있는 중이다. 
집짓는 작업 중엔 물론이거니와 참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거나 놀거나....
모이기만 하면 기둥이 어떻고, 도리, 보, 서까래, 장혀 어쩌구 하는 전문 용어를 남발하고,
단열과 방수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각기 다른 장르의 세목수 사이에서 의견다툼이 오가기도 했다. 덕분에 최목수와 정목수의 아내는 들은 풍월로는 집한채는 넉근히 지을 정도의 지식이 쌓여갔다.

우리집에서 자전거로 5분만 씽하고 달려가면 나오는 솔뫼농장
솔뫼농장은 괴산군 청천면과 그 옆동네인 상주 화북면 일대에서 유기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모임. 10여 가구가 회원으로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한살림과 카톨릭 농민회로 공급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주 토요일, 그곳에서 소비자를 위한 귀틀집의 상량식이 있었다.

부슬부슬 간간이 비가 내리는
으슬으슬 추운 날씨속에 진행된 상량식

음식 준비하러 나온 괴산 아낙들과 수녀님



 

 

상량문이 쓰인 장혀에 북어를 매달고 그 앞에서 고사를 지내며
집과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상량식이 끝나고.....
 



by 바람풀 | 2008/04/28 12:53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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