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들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했다.
큰 애는 는 파랑, 둘째는 노랑.
엄마 나 이거 안쓸거야.
나한텐 어색해.
난 그냥 공책처럼 된 게 좋아.
라고 말했던 둘째는 어느 날 부터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어제는 언니가 쓰는 걸 보더니,
난 두 개 밖에 안 썼는데 언니는 네 개나 썼네.
첫째는 잠들기 전, 혼자 책상에 앉아 하루의 일상을 적는다.
그날 먹은 것과 본 것. 한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다.
"시도 때도없이 울적해지는 건 여전하다."는 글에서 마음이 저려왔다.
지난 봄의 잔혹했던 시간이 다시 떠올랐다.
그렇지. 표면적으로만 잠잠해진거지.
아이에겐 아직 거친 해일이 몰아치고 있구나.
그래도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 건
변화를 원하는 의지의 표현일거라 믿는다.
...
이 다이어리에 네 마음을 적어 봐. 뭐든지.
글이란 게 참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아.
힘든 걸 적으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결심을 적으면 언젠가 행하게 되고
꿈을 적으면 그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거든.
다이어리와 함께 준 카드 속 내 글을 아이는 실천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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