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자 소소한


자다가 눈을 떴는데 밖은 아직 깜깜한 새벽.

몇 번 몸을 뒤척이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어 나간다.

어서 시린 공기를 깊이 호흡하라고,

지금 당장 저 새벽 속을 달리라고,

내 몸 구석구석에서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날.

일 년에 몇 번 그런 날이 있다.

 

혼자 히죽거리며 다못골 다리를 지나 어둠속 길을 달린다.

6시 반이 넘은 시각, 아직 어둡다.

양계장 앞을 지나는데 헤드랜턴 쓴 두 사람이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태국에서 온 노동자다.

강둑길로 접어든다.

언 강물이 가로등 빛을 받아 붉게 빛난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되돌아 올 때쯤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했다.

 

달리다 걷다를 반복한다.

잠시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검은 산의 실루엣이 점점 희미해져간다.

10년을 살아낸 산골 마을.

이 시각,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문득 도시의 새벽이 그리워졌다.

어떤 소리, 어떤 냄새, 어떤 감각이 내 몸을 휘감을까?

이런 생각이 자주 고개를 든다.

어디든 떠날 때가 온 것 같다고

요즘 내 몸이 자주 말을 걸어온다.

 

주먹을 가볍게 말아쥐고 치치포포호흡을 하며

다시 달린다.

뭐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에너지가 퐁퐁 솟아난다.

이제 종종 새벽달리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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