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드로잉 수업 소소한



누구 말마따나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드로잉 수업을 하고 있다.

읍내 명덕초등학교 교실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선생님 여덟 분이 모여 그림을 그린다.

열 번째 드로잉 시간.

수업 중 소개한 '서촌 오후 4시', '펜과 종이만으로 일상드로잉' 책 두 권을
공동으로 구입하고, (자료용으로 그냥 쓱 보여드린 건데 알아서 구매까지.)
일박이일 서촌 여행까지 다녀오셨단다.


현장에서 직접 그리면 좋지만 교실 안을 벗어날 수 없어서
주로 휴대폰 액정 보고 그리는 한계가...

마침 선생님 한 분이 겨울방학 때 드로잉 여행 가자는 제안을 했고

다음 달부터 계를 들기로 했다.

그땐 스케치북 들고 다니며 아무 데서나 자유롭게 그릴 수 있을 듯.

그림이 불러온 상상이 드로잉 여행이라는(바라건대 해외로)

멋진 계획으로까지 연결되었다.




"선생님, 학교 다닐 때 그림 좀 그리셨나봐요?"

"아뇨, 전혀. 저 그림 그리는거 싫어했어요."

이분은 56세에 그림을 시작한 '서촌 오후 4시'의 저자와 동명.
그 자리에서 드로잉 모임 이름이 '명덕 오후 3시' 로 결정되었다.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의 두 그림.


우리 동네 주민, 박쌤의 그림. 
자기 그림에 좌절하면서 중간에 포기할 뻔 했다.
"제 그림은 어린 아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선생님 강점이예요.
전 그렇게 그리고 싶어도 안돼요."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드로잉 여행을 제안한 J쌤.

JTBC 비긴어게인 보다가 이 장면에 꽂혀서 그림까지.


"윤도현 다리 짧게 그린 거 아시죠?

쌤은 하체를 짧게 그리는 경향이 있어요."

쓸데없는 지적질.



 

수십년 써 온 내 안경도 다시 보이고,

아이들 모습도 더 자세히 보게 되지요.

함께 사는 반려견들도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극.


수업 때마다 아는 작가들 끌어 모아 이야기를 이어간다.
주로 다른 방식으로 보기, 시각적으로 사고 하기에 관한 이야기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데 공포증이 있던 내가
말하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인 줄 몰랐다.
점점 밑천이 떨어져간다.
공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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