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농부가 되자! 소소한




우리집 뒤에 있는 언덕배기 오미자밭.



3년 전 가을, 여기에 오미자를 심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니네 집 뒤에 오미자 농사해라."

 

군에서 오미자를 특화작물로 정해 지원을 하는데

사업 신청을 위한 재배 면적을 맞추기 위해

이웃에 사는 ** 아저씨가 우리 의견도 묻지 않고 

정목수 이름을 명단에 올린거다.


'이 무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겨?'


 하우스 폴대 설치하고 묘목심는 것만 도와준 정목수는

이 밭을 내게 일임했다. 


"이 밭은 임자 것이니,

당신이 알아서 관리하고 수확해서 팔고,

 번 돈은 당신 당신 맘대로 쓰시게."


'이건 또 뭔 소리여?'


갑작스런 사태에 몹시 당황했느나

돈 한푼 못 벌던 그 당시

이 말은 내게 너무나 달달한 유혹으로 다가왔다.

(그땐 악마의 속삭임인 줄 몰랐지.)


내 맘은 벌써 오미자 밭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파란 가을 하늘아래서 탱글탱글 새빨간 오미자 열매를 따는거야.

내가 직접 밭을 일구고 거름 주고 묘목을 심어 재배한 싱싱한 열매지.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지인에게 보내고, 팔아서 돈도 벌고.... 

나도 이제부터 오미자 농사짓는 농부여.' 하고

혼자 우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마음만큼 몸이 움직여주지 않던 시절.

작년 여름은 얼마나 가물었던가? 
저 땅은 또 얼마나 척박했던가?

미리 퇴비 신청도 하지 않아 밭에 뿌릴것도 없었다.
음식물쓰레기와 우리식구 분뇨 모아둔 퇴비를 겨우겨우 뿌렸다.
바싹바싹 타죽어가는 묘목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보다가
외발수레에 물통을 담아 언덕배기로 실어날랐다.
서너번 수레를 옮기다가 허리가 삐끗해서 일주일을 앓아누웠다.
관수시설 하기엔 물대기가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그래서 포기했다.
뒷밭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첫 수확하는 작년 가을.
 함께 오미자를 심었던 다른 팀들은 
실컷 오미자열매를 만지며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니네 얼마나 땄어?"

사람들은 만날때마다 우리집 오미자의 안부를 물었다.

몇 알이나 열렸으려나?
나도 궁금했다.
작정하고 밭에 올라가 오미자열매를 땄다.

'그래도 우리 먹을 건 나오겠지.'

내심 기대했다. 

어머나.
세상에.

잎 사이를 샅샅이 뒤져서 한 알도 놓치지 않았다.

한 대접도 채 나오지 않았다.

400평 밭에서.

이 이럴수가...

올해는 오미자밭을 돌보기로 했다!!1

효선언니네서 퇴비 50포를 샀다.
승용차에 9포대씩 실어날랐다.
외발수레에 두 포대씩 싣고 언덕을 가뿐하게 올랐다.

부직포를 반쯤 걷어내고,
나무를 하나하나 살피며 가지치기를 한 다음
퇴비를 뿌려주었다.

단순한 과정의 반복.
하지만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

날마다 사부작사부작 하고 있다. 


올해는 비가 좀 많이 올 것 같은 이 기분좋은 예감은? 
근거없는 나의 강한 바람일 뿐인가?

저 푸릇한 작은 열매가 
다닥다닥 탱글탱글 영글어가길 기대하면서.

오늘 아침에도 오미자 밭으로

고고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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