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밥 먹는 저녁 풍경 바람의 아이들


 

엄마, 나 김치 씻어줘.”

김치를 물에 헹궈 지오 밥그릇에 얹어준다.

잠시 딴짓하고 돌아온 지오,

내가 이렇게 시간을 줬는데 김치는 딸랑 하나밖에 안 줬어?”

근데 지오야, 이제 네가 직접 씻어서 먹어도 되지 않아?”

그럼 나 안 먹을래.”

곧바로 휙 일어나 가버리는 지오.

 

아흐 똥 마려. 난 똥 싸는 게 제일 귀찮아.”

밥 먹다 말고 나린이가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머리 감는 게 제일 귀찮다며.”

화장실에서 바지를 반쯤 내린 채 나온 나린이,

엄마, 똥 다 싸서 일어나면 또 마렵고 일어나면 또 마렵고 그래.”

그러더니 다시 화장실로 간다.

다시 돌아와 밥 먹는 나린이.

엄마, 쌀겨는 엄마가 뿌려줘.”

넌 언제까지 엄마가 네 똥에 쌀겨를 뿌려줘야 하니?

학교 화장실에서 싸면 네가 물 내리지?“

물 내리는 건 간단하잖아. 우리 집은 더럽게 똥 보면서 뿌려야 하잖아.”

 

이번에는 지오 차례.

엄마, 나 똥 마려. 같이 가자.”

넌 언제까지 화장실 갈 때마다 엄마가 따라가야 하니?”

음 여덟 살 때까지. 아니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으니까 여든 살까지.

우리집 화장실은 무섭단 말야

 

여기까지 쓰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옆에서 카레라는 제목으로 일기를 쓰던 나린이가

내 노트북 자판을 두드려 이렇게 써놓았다.


야 이녀석들아. 엄마가 언제까지 너희곁에 있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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