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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헌책방 거리, 나눔과 비움의 '나비날다'

"나 까페 열게 됐어"
두 달 전 걸려온 청산별곡 언니의 전화.
오며가며 누구라도 들어가 책을 볼 수 있고,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며 맘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가게.
지인이 농사지은 먹거리도 팔고,
공정무역으로 들어온 차도 팔고,
손수 만든 재활용 제품과 친구가 만든 공예품도 파는 가게.

"언니 그거 예전에 우리가 같이 하고 싶어 했던 거잖아.
축하해. 드뎌 꿈을 이뤘구나."

그후 지인들과 한 달 정도 뚝딱하더니
"나비 날다" 나눔과 비움이란 간판을 걸고 가게를 열었다.

그녀의 가게가 위치한 인천 배다리 헌책방 거리.
언니의 안내로 배다리 관광에 나섰다.

배다리에 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기사(한겨레21)를 읽어보시라.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4868.html

오래된 책집이라는 옛 헌책방 간판위에 새 간판을 달았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아벨서점 사장님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버려진 물건들이 이곳에선 멋진 작품이 되어 빛을 발한다.
파는 책과 보는 책이 있으며 주로 헌책이 많다.
지인이 만든 차와 작은 재활용 소품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녹색 상품들도 있고,
팔레스타인 평화연대의 책도 보인다.


'나비 날다'

마을 찻집, 마을 책집, 마을 쉼터가 되고자 하는 곳입니다.
편히 물한잔 드시며 쉬었다 가셔도 좋고,
차 한잔 사드시면 도욱 좋고,
책을 보시다 가셔도 좋고,
보시다 갖고 싶은 책이 있으시면
얼른 사셔도 좋습니다.
세상을 밝히는 작은 출판사의 책들에 따뜻한 눈길도 주시고,
땅을 살리는 귀농한 친구들의 먹거리에 관심도 기울여 주시고,
환경과 평화, 인권을 위해 수고하는 친구들에게 맑은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 까페 주인장 백 -

언니가 만들어준 얼음 커피를 마시고 난 뒤
언니를 따라 배다리 투어에 나섰다.

헌책방 거리에 있는 대안 문화예술공간 스페이스 빔
양조장을 개조해 만든 스페이스 빔 내부의 전시장은
증축을 거듭한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안쪽의 작은 뜰안에 들어서면 포도 넝쿨이 있는 연못이 숨어 있다.   
예술가의 손길이 미치니 화분 받침도 작품이 된다.
텃밭으로 쓰고 있던 배다리 에코파크가 인천도시문화축전 때문에 폐쇄되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문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퍼포먼스 반지하' 의 작업공간
동네 가게의 허름한 간판을 바꾸기도 하고,
동네 풍광을 담은 벽화도 만들었다.
작업 공간 안에 있는 마을 까페.
역시 지역 주민 누구나 들어가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퍼포먼스 반지하' 가 바꿔준 막걸리집 간판
어째 이 동네는 콘크리트 바닥에 깔린 고추 조차 아트처럼 보인단 말이더냐.
송림초등학교에서 달동네 박물관 가는 길에 보면 오밀조밀 작은 골목길들이 숨어 있다. 
유년의 기억이 물처럼 스며 있는 골목길.
어디선가 콧물 줄줄 흘리는 볼빨간 아이가 튀어 나올 것만 같다. 
타일로 담장을 꾸민 송림초등학교
지나는 길에 잠시 멈춰서서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줘야한다.
또하나의 명물인 삼치 거리에는 예쁜 간판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다음에 오면 삼치구이에 막걸리 한잔 꼭 하고 말리라. 
수령이 오래된 나무로 가득한 자유공원의 숲을 걷고
'피아노'라는 드라마 촬영 장소였던 동네도 기웃거리다가
차이나타운을 지나 공자상이 있는 계단을 내려오니
'소소'란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보석 상자 처럼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코스였던 까페 '히스토리'까지

내 걷기의 욕망을 남김없이 채워준 언니의 완벽 가이드!


배다리가 개발 광풍에 쓰러지지 않기를.
인천이 눈먼위정자들의 도시가 되지 않기를.

"언니 그곳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지켜야해!"





by 바람풀 | 2009/08/26 22:33 | 소소한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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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삶의 여백 at 2009/09/07 21:55

제목 : 헌책방과 헌책방 나들이의 매력
짬이 날 때마다 즐기는 것 중 하나는 '헌책방 돌아다니며 책 뒤지기'입니다. 새 책은 주로 알라딘과 같은 온라인서점을 통해 구입하지만 헌 책의 경우에는 책의 상태나 내용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보니, 주로 직접 다리품을 팔아 골라 구입하죠. 더구나 헌 책방의 서가나 한 켠에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책들 속에 내가 필요로 하는 책이나 가치있는 책들을 발견할 때의 기쁨과 켜켜이 손 때 묻은 책을 펼쳐보며 맡게 되는 오랜 책내음은 온라인중고서점에서 얻을......more

Commented by 조산풀 at 2009/08/28 14:09
몇일 전 계양산 맹꽁이를 보러 재용풀과 갔다가 못보고 뜀풀 언니만 보고 왔네요. 간게 너무 늦어서 사진 속 앞 석장면 만 보고 왔네요.
현대를 살며 진흙탕에 살아도 어찌 그리 맑게 사는 지?
소란을 고요로, 흐림을 맑음으로, 폐품을 용품으로 바꾸며 살아가는 지혜에 탄복합니다.
그리그리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들 정말 보기좋고 사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아이들도 그런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두분과 주변 분들 고맙고 맘변하지 말고 사세요.
Commented by 바람풀 at 2009/08/30 22:12
네. 근데 이글 올리고 바로 다음날 배다리를 철거한다는 우울한 소식을 들었네요. 배다리를 두동강 내는 산업도로를 만들고 아파트를 짓는 답니다. 역사도 문화도 없는 어딜가나 똑같은 거리, 똑같은 동네의 대한민국. 쩝~
Commented by 동감 at 2009/08/28 18:30
^^;;; 어머, 좋다. 나중에 꼭 관광 안내 해주셔염. ^^
Commented by 바람풀 at 2009/08/30 22:13
흠~ 나중에 가면 늦을지도 몰라요. 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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