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소한



                                            몇년 전부터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보고 있다.













어반 드로잉 그림일기




















곰실곰실 그림책 놀이 소소한


20년 전 호주 여행 중에 땀언니를 처음 만났다.
그후로 오랫동안 나는 언니의 그림과 글과
언니가 들려주는 모든 말들을 사랑해왔다.

어제 우린 괴산에서 작은 전시회를 열었다.


독서동아리 지원금으로 진행해 온 작가강연 마지막 시간에 언니를 불렀고,
마침 괴산 문화학교 숲에서 매달 여는 고택 전래놀이 행사와 시간이 맞아서
언니의 전시를 고택에서 하기로 한거다.


홍범식 고가로 알려진 이곳은 벽초 홍명희의 생가.
괴산에서는 월북 작가라는 이유로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건 아직도 금기다.
그의 집안이 온통 빨간 딱지로 낙인 찍힌 덕분에??

우린 고택의 마당과 방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매달 재미나게 놀 수 있는 호사를 누린다.


시월은 왜 이렇게 행사가 많은지.
공교롭게도 전날 초등학교 가족캠프가 있어서 하루 먼저 온 언니도 가족캠프에 합류.
아이들 재우고 한 방에 모인 아줌마들 수다 파티에도 합류.

날 새는 줄 모르고 새벽 네 시까지 놀다가 다음날 숙취로 고생.
부랴부랴 고택에 도착해 원화랑 설치물 담긴 박스 개봉하고, 초스피드로 전시 세팅하고,
아이들과 ‘곰실곰실 그림책 놀이-내가 태어난 숲’진행하고, 언니는 막차 타고 파주로 돌아갔다.
































눈으로 찍고 마음속에 저장하는거야. 바람의 아이들


유치원 수업가는날.
올해로 4년째다. 서서히 아이디어 고갈중.
오늘은 뭐하지?
날도 좋은데 가을 바람 맞으러 나가야겠당.
드로잉 수업때 쓰는 뷰마운트 하나씩 나눠주고 학교 주변을 탐색한다.


찰칵, 찰칵 여기저기서 사진찍는 소리.



달콤아, 나 사마귀 찍었어.
나는 하늘을 찍을거야.
난 이 꽃을 찍을거야.
애벌레, 잠자리, 개미, 비단벌레, 노린재..
국화, 천일홍, 백일홍, 루드벨키아, 코스모스, 메발톱, 느티나무, 단풍나무, 가을하늘, 구름...


박스 종이의 네모난 창을 통해 모든 풍경이 새롭게 들어온다. 진짜 카메라를 손에 쥔양 다들 진지하게 풍경을 담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중 하나.
느티나무 아래에 누워 하늘 빛을 통과한 잎들을 올려다보기.
바람이 나풀나풀 지나간다.
얘들아 바람도 찍어보자.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찍고,
바람따라 춤추는 친구들도 찍는다.


잣나무 아래서 주운 열매도 까먹는다.


사철나무 잎을 뒤적이더니 "여기 아기올빼미있어"
아기올빼미라구?
아이들의 손바닥을 들여다보았다.
아하~
진짜 아기올뺴미구나.
열매 껍데기 모양이 정말 올빼미같다.

얘들아, 카메라는 이제 나한테 주고
지금부터는 너희들 눈이 카메라가 되는거야.
눈으로 찰칵 찍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잘 저장해 두는거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소소한





오미자청 담그기 소소한



몇년 만에 직접 키운 오미자로 효소를 담갔다.

예전에 비해 연례행사로 하는 살림의 가짓수가 많이 줄었다.

처음엔 호기심과 재미로 계절마다 할 수 있는 모든 시골살림을 줄줄이 해냈었다.

내 모든 시간이 육아와 살림을 위해 헌정되던 날들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일의 가짓수는 하나씩 줄어갔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씩 열매를 따서 고르고 흐르는 물에 씻어내고

알맞은 용기에 담고 필요한 재료를 혼합해서 밀봉하고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일은,

숭고한 의식을 치루는 일처럼 충만함을 안겨준다.

어지럽던 퍼즐조각이 딱딱 맞춰지는 것과 같은 안정감.

가끔씩 이런 감각이 필요하다

 
















발가락과 아이들과 연두벌레 소소한

휴대폰 바꾸고 이글루앱도 깔고 나니
포스팅 패턴이 바뀌는구나.
애들 사진 자주 올릴 수 있어서 좋긴 한데
글이 심하게 짧고 단순해진다는 함정이~~












여름의 끝자락. 바람의 아이들


지난주 토요일, 담이네 식구를 불러서 함께 놀았다.
작년 여름 우리가 자주 만나 물놀이 했던 그곳.
올여름엔 한번도 못갔던 그곳.
여름이 다 가기전,
다시 그곳에 모여 함께 놀고 싶었다.



전날 감기 때문에 학교도 못갔던 연욱이는 그냥 물속에 풍덩.

같은반 나린이가 있어도 하나도 안부끄럽지.
나린이도 신경 안쓰지.

부추꽃을 닮은 이 꽃은 이름이 뭘까?



각시풀을 발견한 아이들.

보자마자 머리 땋기 시작.

나뭇가지만 보면 집에 떌감으로 쓰려고
어깨에 이고 가는 연욱이.
지게 하나 만들어줘야겠다.

이제 옥량 폭포로 가는 거야.

 저기 폭포가 있다.



저 물속에 들어가 수영하고

이 바위에서 미끄럼 타고 놀던 거. 기억하지?

 물속에 풍덩하기엔 이제 좀 추워.
내년 여름에 꼭 다시오자.


옥량폭포를 지나

숲속 길을 따라 다람쥐처럼 뛰어가는 아이들.

어느새 아이들은 산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숲에서 만난 각시풀 머리 한번 더 땋아주고

산에서 내려와 커다란 바위에 누워 잠시 숨을 고른다.



우리는 숲속 탐험대! 라고 외치는 나린이.





달개비 꽃잎으로 손톱도 칠하고

열매를 주워서

 그림도 그린다.

화북 치킨집에 가서 치맥과 치콜도 먹고,

화북면 골목길 탐험도 재밌어.



솜씨좋은 주인장의 민박집 간판도 구경하고,



 그냥 마구 달리기만해도 너무 좋지.

아주아주 즐거운 하루였어.









열 여섯 살 미술수업

오래전 내 모습과 지금의 너희들.
생각만해도 보기만해도
마냥 설레고 좋은 열 여섯.
송면중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는 드로잉 수업.

























첫 오미자 수확 소소한


9월 6일 오전.
흐리날.

3년 전에 심은 오미자를 처음으로 땄다.
묘목을 심어만 놓고 돌보지 않다가
올봄에 거름 주고 가지치기도 해줬더니
딸 수 있는 오미자 열매가 제법 달렸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히.



다른집 오미자에 비하면 상태가 그닥 좋진 않지만
이 정도면 됐다.


10키로 정도 따서 오미자청을 담았다.

대략 40키로 정도는 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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