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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멩이골 작은 도서관


처음 한달간 의욕이 하늘을 찌를 듯 열정적으로 도서관 준비 모임을 하던 아줌마들은
1월에 몰아닥친 겨울 한파와 선유네의 베트남 여행을 배아파하며 잠시 주춤했었다.
그동안 다섯 번의 모임을 가졌고,(반은 육아얘기와 수다로)
작년 12월엔 빗속을 뚫고 청주 초롱이네 마을 도서관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마을 도서관 만들기가 가능했던 건 전적으로 김정욱 신부님 덕분이었다.
솔뫼농장 사무실 한켠에 마을 도서관을 준비중이셨던 신부님이 작년 연말 서울로 가시게 되면서 이 도서관과 후원금을 우리에게 넘겨주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증받아온 성인 도서 외에 우린 그림책과 어린이 책을 보태어 가족 도서관을 만들기로 했다. 그야말로 다 차려진 밥상에 우리 입맛에 맞는 반찬 몇 가지를 보태는 격.

입춘을 맞아 다섯명의 아기 엄마들이 모여 도서관 청소를 했다.
그사이 동네 분이 기증해 주신 책꾸러미를 정리해 책장에 꽂고,
일년간 도서관 예산도 짜고, 새로 구입할 그림책 목록도 뽑았다. 

쉽지 않은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사무실 한켠을 내주신 의열아저씨도,
도서관 후원금을 선뜻 우리에게 맡겨주신 신부님도,
그리고 우리 도서관 준비위원들,
보현엄마, 선유엄마, 한결엄마, 호나 엄마. 이 사랑스런 아지메들도
모두모두 고맙고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솔멩이골에 들어선 작은 도서관,
책만 덩그러니 꽂혀 있는 먼지싸인 공간이 되진 않겠지?


   


 

by 바람풀 | 2010/02/06 12:07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0)
선유의 돌잔치

지난주 토요일, 솔뫼농장에서 선유의 돌잔치가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귀농한 수진과 최교의 딸, 선유.
갓난아기 때부터 남다른 몸재주와 표정연기로 늘 웃음을 안겨주었던 무지무지 깜찍한 녀석~
전날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수다를 떨며 즐겁게 음식 준비를 했다.
돌잔치에는 솔뫼농장으로 침뜸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과 동네사람들, 멀리서 온 선유네 가족들이 모여 들썩거렸다.
귀농가수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이가 침뜸을 배우러 왔다가 축하 공연까지 해주었다.
선유의 돌잔치를 옆에서 지켜보니 한 달 뒤에 있을 나린이 돌잔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나로선 이렇게 음식준비하고 마을 사람들을 부르기엔 너무 버거울 듯.
돌잡이와 사진촬영이 끝나자
“선유 한복 벗어줄까?”
수진이 말했다. 실은 수진이 입고 있는 한복을 보고,
‘너부터 벗어줘’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ㅋㅋ
선유의 한복을 나린이에게 입혀서 사진을 찍었다. 찍는 김에 우리 부부도 함께 찰칵~
여차하면 이 사진으로 나린이의 돌잔치를 때우려는 우리 부부의 사기극인셈.
떠들썩한 잔치가 끝나고 마지막에 남은 아기 엄마 셋.
작년에 첫 아이를 낳은 우리 셋은 1년간 아기 키우느라 고생한 우리 자신을 위해 자축 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가들아~ 너희들도 초보 엄마 만나서 이만큼 크느라 고생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쑥쑥 크거라.




by 바람풀 | 2010/02/02 13:44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2)
구들방이 그리워.


비가 오시더니 눈이 다 녹아버렸다.
질척거리는 땅에서 봄냄새가 훅 올라왔는데 오늘은 다시 바람이 차다.
집앞에 보이는 눈덮인 중대봉의 이마가 하얗게 핀 곰팡이 같다.
단열이 부실한 시골 구옥에 사는 사람들에게 겨울이면 곰팡이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외부와의 기온차로 벽에 결로가 생기면서 이 곰팡이 녀석들이 검은 씨를 퍼뜨리는거다.
이 집도, 저 집도 곰팡이가 창궐하여 만나면 서로 곰팡이 퇴치에 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때 쯤엔 얼어붙는 수도를 조심해야 한다. 집을 비우면 언 수도 녹이느라 여러날 쌩고생하고 집에 있어도 하루쯤 단수를 경험한다.
이곳에 내려와 혹독한 첫 겨울을 보내고 나니 올겨울은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그래도 가끔 나무 때는 구들방이 그립다. 자글자글 끓는 아랫목에 등지지고 누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푹 자보는 게 소원이다.
이 다음에 혹시 집을 짓게 된다면 단열은 최고로 빵빵하게 하고 구들방이 있는 사랑채도 꼭 짓자고 남편과 합의했다.
그런데 그런 날이 언제나 올까?








by 바람풀 | 2010/01/21 18:42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3)
침을 공부해봐?


지난주 토요일부터 솔뫼농장에서 침뜸 강의가 시작되었다.
토요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저녁6시까지 모두 8번.
나도 장금이가 되어 의술을 한번 펼쳐보고자(?) 한 달 전부터 벼르고 있다가 아이를 데리고 첫 강의를 들었다. 역시 아이를 데리고 하루 종일 듣는 건 무리였다.
임산부, 아줌마 아저씨 머리가 희끗한 분들까지. 뒤늦게 향학열을 불태우는 노인대학 같은 분위기. 수많은 혈자리를 쉴새없이 설명하는데, 반나절이 지나자 이미 머리에선 쥐가 나고 어느 혈자리가 어딘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큭~ 그래도 강의 듣는 사람들 중 내가 젤 젊은데’ 하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강사가 이미 설명한 내용으로 질문을 퍼붓자 머릿속은 백지상태가 돼버렸다.
마지막 남은 한 시간, 이날 배운 혈자리를 찾아 옆 사람과 서로 시술하는 시간.
그 많은 혈자리에 침을 쿡쿡 쑤셔 넣는데... 윽~ 넘 아팠다.
깨갱~ 그날 하루 듣고 깨끗하게 포기.
'난 장금이가 될 손은 아닌 듯 싶구나.'

by 바람풀 | 2010/01/18 15:50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2)
이만큼 컸어요!
엄마를 며칠 힘들게 하더니 다시 잘먹고 잘자고 잘 놉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부작사부작 눈발이 날리고 있네요.
눈속에 기분좋게 고립되어 아주 고요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by 바람풀 | 2010/01/15 13:50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6)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정나린 10개월.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가 없었다.
일찍이 스스로 자는법을 터득해서 보채는일 없이 스스로 잠들었으며,
'무슨 이런 아기가 다 있어?' 할 정도로 좀체 우는 일도 없었으며,
방긋방긋 아무나 보며 잘도 웃었더랬다.
사람들이 '아기가 정말 순하네요. 이뻐라' 라고 말할때
'자연속에서 태교를 해서 그런가봐요. 호호호' 하고 여유있게 웃음지어 보였더랬다.
그런 나린이가 180도 완전 달라져버렸다.
어떻게 이런일이!   
나무늘보냐?  
매미냐?

헉! 이러고 하루가 다간다.


밤이면 한시간이 멀다하고 일어나, 눈물 콧물 범벅되어 울어대고 계속 젖을 찾는다.
폭설로 인해 부모님 집에 5일간 고립된 후 그저께 집으로 무사귀환, 그때 부터 이런 증상이 더 심해졌다.
요양원에 3년간 계셨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 곁에 있어드리기 위해 간건데,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 모습 때문에 오히려 걱정만 끼치고 돌아온 것 같다. 
집에 돌아오면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이젠 아빠한테 조차 가려들지 않고 나만 찾는다.
5일간 계속 아이 곁에만 있었는데 왜 그런걸까?
며칠 지나면 나아지려나?
밤이 두렵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그땐 아장아장 흙밟으며 걸어다닐테고 바람도 쐬다보면 아토피도 사라질테지.





 


by 바람풀 | 2010/01/09 17:32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4)
그리운 그곳

안나푸르나를 오르는 동안 안내를 자처하는 검둥개와 자주 만났다.
앞서가던 녀석이 시야에서 멀어졌다 싶으면 그는 저 만치에 서서  어딘가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표정에서 구도의 길을 떠나는 수행자의 포스가 강하게 느껴졌다.
마을을 지날때마다 검둥개가 짠하고 나타나 다음길을 알려주었고 목적지인 베이스캠프에 다다랐을때도 그는 어김없이 마중나와 나를 맞아주었다.
아마 전생에 히말라야에서 도를 닦았으리라.

바랑하나 메고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가볍게 길을 가고 싶다.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게 아니라
나의 길을 가기 위해 사는거라고
길에서 만난 도반이 일러주었다.


새해엔 그 말을 잘 새겨두고 싶다.

by 바람풀 | 2010/01/01 13:51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2)
금요씨네마, 크리스마스


겨울 농한기를 맞이하여 솔뫼농장에서 열리는 금요시네마~~
마침 이번주 상영일과 크리스마스가 같은날입니다.
조금은 심심한 산골마을에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파티가 열렸습니다.
각자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와서 함께 나누고, 영화도 보고... 재밌었겠지요?

솔뫼영화관 4번째 상영회였던 이날, 흥행 대박 성공있었답니다.
유명배우 김문식씨도 자기발로 찾아와 팬싸인회까지 했다지요.
대략 50여명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넓은 솔뫼 어울림터에 가득 들었찼답니다.

너무너무 맛있는 음식들.
공갈빵, 김밥, 해물파전, 집에서 직접 건조한 곶감, 맛난케잌,떡볶이와 만두에 제육볶음,
따끈한 오뎅탕과 읍내서 공수되어온 통닭.
미리 상의한 것도 아닌데 다양하고 알찬 메뉴가 가득~ 보기만 해도 흐뭇~
각자 정성껏 준비해오신 음식들로 다들 배부르고 행복했습니다.

완소 부페입니다. 하나씩 맛만 보는데도 배가 불렀다는....
 
음식을 나누고 영화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주류와 음식물 반입을 무조건 환영하는 '선진' 솔뫼 영화관이랍니다.

첩첩산중 솔멩이골에 살고있는 아이들입니다.
최근 드라마 선덕여왕에 으뜸 조연으로 출연 명연기를 펼친 유명배우 김문식씨도 오셨구요.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찰칵'
금요씨네마는 1월1일에도 계속됩니다.
훈훈한 시골 상영관이 그리운 분들,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by 바람풀 | 2009/12/27 15:18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2)
도서관이 필요해


어린이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 1

 도시에서 귀농해 아이 키우며 사는 아줌마들, 그들이 절실히 원하는 공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동네 도서관이다. 

 엄마들끼리 모여 이런저런 수다를 풀어 놓고, 아기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놀기도 하고, 동네 아이들 누구나 언제라도 와서 책을 읽고 빌려갈 수 있는 곳, 책읽기 모임도 갖고, 인형극 공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목공도 하면서 놀 수 있는 곳. 상상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생활은 접어둔다 해도 책과 함께하는 즐거움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책을 통해 상상의 지평을 넓히며, 과거와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곳, 졸고 있던 영혼이 춤을 추는 가슴 뛰는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곳, 책속에서 나를 만나고, 내가 너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특히 시골의 도서관은 책을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와, 문화에서 소외된 마을 주민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백두대간을 잇는 산자락과 화양계곡이 흐르는 이 시골마을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으니, 번잡한 도시를 떠나 이곳으로 귀농한 아기엄마 넷이 모여 도서관 준비 모임을 꾸려가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이야기를 나눈지 한 달이 지났다. 

 느릿느릿 달팽이 걸음으로 천천히 가겠지만 처음 우리가 가졌던 바람대로 꾸준히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by 바람풀 | 2009/12/13 22:07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0)
아토피 싫어!

 
우리 동네에 6동의 황토집으로 조성된 아토피 문화생태마을이 있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면서 병원 치료로 낳지 않는 아토피를 오직 자연에 맡겨 치유한다는 것.
동네 이장님이 충북도의 지원을 받아 마을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곳엔 주로 유아들이 엄마와 함께 내려와 생활하는데 몇 번 드나들면서 아토피 질환을 가진 엄마들의 가슴 절절한 애환을 보고 듣는다. 아직까지 원인도 치료법도 확실하지 않고 아이들 체질마다 치료제도 천차만별이라서 더 엄마들의 애를 태운다.
한 엄마는 삼남매를 데리고 내려왔는데 둘째, 셋째가 모두 아토피이고 특히 세 살짜리 셋째는 성장이 1년이나 뒤쳐질 정도로 몸과 얼굴 전체가 심각한 상태여서 어찌나 안쓰러운지 볼 수가 없을 정도다. 많이 좋아진 아이들도 있고 별 차도가 없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 것에 관계없이 비싼 숙박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같은 고통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토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의 동정어린 시선에서 자유롭고, 자신의 체험과 정보를 나눌 수 있으며,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그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잘 알기 때문에.
나또한 그 엄마들의 아픔을 아주 조금이나마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니.....
한 달 전부터 내 아이에게도 호환 마마만큼이나 무서운 이 아토피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이는 얼굴과 목을 수시로 긁어대며 괴로워하고, 밤에도 자주 깨서 울어 대며, 엿가락처럼 나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지려하지 않는다. 그 조막만한 것이 피가 나도록 제 얼굴과 목을 저벅저벅 긁어대는 걸 지켜보는 건 참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런 아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안고 달래고, 밤잠도 설쳐야 하니 몸도 지친다.
“아니 그렇게 공기 좋은데 살면서 왠 아토피야?”
아이가 아토피라는 말에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몹시 섭하게 반응한다.
그러게 왜 그럴까? 내가 비염이 있어서일까? 내가 먹이는 젖의 질이 안좋아서? 아이 피부가 너무 뽀얗고 이뻐서 누군가 질투를?  
안타까운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며 아토피에 좋다는 로션들을 찾아 헤매고, 막상 내 아이한테 맞지 않아 내가 쓰고 있는 로션들이 선반에 싸여 가고, 이런저런 넘쳐나는 정보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지쳐간다.
아토피 마을에 거주하는 엄마들의 정보와 위로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그분들이 아토피 마을이라는 곳까지 찾아 내려오기까지 겪었을 고통에 비하면 그야말로 세발의 피지만서도.

밤잠을 설치는 세상의 모든 아토피언과 그 엄마들이여~~~
그대들에게 충분한 수면의 날이 하루빨리 찾아올 수 있기를....

 

 

 

 

 

 




by 바람풀 | 2009/12/11 07:35 | 우리동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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