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토로그


침 맞는 시간 아무튼 기록

지난 주 토요일부터 허리디스크가 재발했다.
나롱이 보건소 가는 길에 한의원에 들러 침을 맞았다.
나롱이는 이비인후과에 가려했으나 서부병원 이비인후과가 없어져서
한의원에서 함께 침을 맞았다.
뜨끈한 침상에 누워 찜질하고 침맞는 시간이 좋다.
한약 다리는 냄새도 좋고 사람들의 속삭이는 소리도 좋다.
김대식 한의원은 안내데스크 아주머니가 친절해서 좋다. 
한의원 원장이 나린이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고 약을 짓기로 했다.
한 달간 침 맞고 약먹으며 치료하기로.

한의원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보건소는 다음주로 연기해야했다.
침을 맞고 나와 포장마차에서 오뎅 세 개씩 먹고 붕어빵 한봉지 사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무지개빛 구름을 보았다.
찰나의 순간에 본 찬란한 빛이었다.

아이들의 다이어리 아무튼 기록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들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했다.
큰 애는 는 파랑, 둘째는 노랑.

 엄마 나 이거 안쓸거야.  
 나한텐 어색해. 
 난 그냥 공책처럼 된 게 좋아.

라고 말했던 둘째는 어느 날 부터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어제는 언니가 쓰는 걸 보더니, 

 난 두 개 밖에 안 썼는데 언니는 네 개나 썼네. 


첫째는 잠들기 전, 혼자 책상에 앉아 하루의 일상을 적는다.
그날 먹은 것과 본 것. 한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다. 

 "시도 때도없이 울적해지는 건 여전하다."는 글에서 마음이 저려왔다.
지난 봄의 잔혹했던 시간이 다시 떠올랐다.
그렇지. 표면적으로만 잠잠해진거지.

아이에겐 아직 거친 해일이 몰아치고 있구나. 
그래도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 건 
변화를 원하는 의지의 표현일거라 믿는다.

...
이 다이어리에 네 마음을 적어 봐. 뭐든지.
글이란 게 참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아.
힘든 걸 적으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결심을 적으면 언젠가 행하게 되고
꿈을 적으면 그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거든.   

다이어리와 함께 준 카드 속 내 글을 아이는 실천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이돌이 되고 싶어! 바람의 아이들

현관문 유리를 거울 삼아 노래하며 춤추는 지오.
요즘 지오는 걸그룹 노래를 흥얼거리며 춤 연습을 한다. 

엄마, 나 아이돌 될 거야.
16살에 오디션 보러갈 거야.
SM에 들어가고 싶어.

중학생 되면 도시로 전학 갈래.
그래야 춤 배울 수 있는 학원도 다니고 오디션 보러 가기도 편하지.

이번 학기에 댄스 동아리 만들거야.
공개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춤 출거 생각하니 너무 설레.
이번에 남학생 두 명 전학 온다는 데.
빨리 새 학기 시작했으면 좋겠어.

잠들기 전 내 귀에 속삭이며 연신 뽀뽀를 하는 지오.

춤 추는 게 너무 설레고 좋아!


도시로 전학가고 싶다는 말은 작년 봄부터 해왔다.
왜 시골에 내려와 자기를 낳았냐며 따지기까지 했다.
지나가는 꿈이기를 바라지만
대비가 필요할 듯 하다.


지오의 편지 바람의 아이들



지난 다이어리를 넘겨보다가 지오의 편지를 발견했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내게 보여주지 않았던 편지.

청소하다 보면 아이들 소지품 속에서 편지나 그림을 발견하곤 한다.
난 그것들을 내 다이어리에 붙여둔다.

-지오야. 이거 네가 쓴 편진데 엄마가 여기에 붙여놨어.

맞은편에서 일기 쓰고 있는 아이에게 편지를 읽어주었다.

-어버이날 학교에서 쓰라고 해서 쓴 거야.
 근데 엄마, 난 편지 쓸 때 아련해지는 습관이 있어.
 편지 쓰다 보면 감성적이 돼. 
 진짜 이상해.

편지글이 가진 마법의 힘을 네가 쫌 아는구나.
몽글몽글 포근하게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 되지.
봄날 아지랑이처럼,
달콤한 솜사탕처럼.

-엄마한테는 편지가 가장 큰 선물이야.
 암껏도 안 사줘도 돼. 
 편지를 써 주길 바라.

아련해진다는 지오의 말이 클래식 선율이 되어
내 귀를 간질였다.
 



함박눈을 기다리며 아무튼 기록



싸락눈이 나리고 있다.
올 겨울엔 눈 내리는 풍경을 보기 어렵다.
눈 속에 포위당하고 싶다.
그게 겨울의 맛인데...
맵싸한 바람을 맞으며 눈 덮인 강둑길을 걷고 싶다. 


6개월쨰 공사중 아무튼 기록

집을 새로 짓기 시작한지 6개월 째.
내부 석고보드 마감이 끝났다.
이제 미장과 바닥마감, 벽체 도장이 남았다.
조명 설치와 주방 싱크대를 비롯한 가구 제작도...
집짓는 과정을 오롯이 지켜보고 있다.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다.
바로 옆에서 일하고 있는데 안에 있는 나의 시간이 편할 수 없었다.
정목수와는 갈등의 연속이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웃 중에 남편이 목수인 언니가 있다.
언니도 집을 지을 예정인데 다른 목수를 섭외했다고 한다.
남편은 아예 집짓는 데서 제외시켰단다. 
현명한 판단이다.
수업이 모두 끝나서 집 일을 도울 수 있게 되었다.
일하는 정목수 옆에서 며칠간 데모도를 했다.
정목수, 깐깐하기 이를데 없다.
건축주 상담부터 설계와 시공, 하자 보수까지. 
누군가의 안락한 보금자지를 짓는 일은 수 많은 공정과 전문기술을 요한다.
곁에서 지켜보니 이해가 간다.
왜 그렇게 팍팍하게 굴었는지.
핸디코트와 석회 미장은 나도 해 봐야지.
내년 봄이면 옆집으로 이사한다.        




임인년 첫날 아무튼 기록

새 해 첫 날이니 
오랜만에 블로그에 일기를 써보자!!


오전 10시 반 지오랑 청천 본당에 미사 참례를 갔다.
오늘은 성모마리아 대축일 미사란다.
지오는 지난해 주일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같이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 많았다. 
일주일 뒤에 첫 영성체가 있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이 미사에 나오지 않으면 영성체를 안주겠다는 신부님 엄포에
11월부터 나도 다니게 되었다.
8년 만의 고해성사 후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지오의 영성체가 끝난 뒤에도 계속 나가게 될지 어떨지는 나도 모르겠다.
(고해성사의 기억과 공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풀어놓는 걸로)
미사 후에 지오랑 선녀탕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목욕탕 안가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지오.
다행히 지오 친구 서연이를 만나서 귀가를 부탁했다.

야호~
미사가 끝나고 혼자 선녀탕에 갔다.
열탕과 냉탕을 오가고
사우나도 하고 때도 나김없이 밀었다.
목욕탕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3대가 함께 탕속에 있거나 모녀가 사이좋게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린이 아기때 일균이네랑 함께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두 아가를 빨간 다라이에 넣고 희진언니랑 서로 때를 밀어주었던 일이 까마득했다.
한 시간 넘게 광을 내고 밖에 나왔다.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 

미사 드리고 사람들과 새해 인사를 나눈 뒤
물좋기로 이름난 선녀탕에서 목욕재계.
새해 첫날을 보내기에 아주 괜찮은 일정이었다.
미원 농협에 가서 큰 맘먹고 소고기를 샀다. (얼마전 소고기 얘기를 했던 정목수 땜에)
내친 김에 와인도 두 병 사고, 장을 봤다.
수제버거집에 가서 햄버거도 샀다.
 
임인년은 어쩐지 나의 해가 될 것 같다.
호랑이처럼 호기롭게~



인스타에 올라온 모티프원의(이안수 촌장님이겠지) 글이 맘에 들어서 여기에 적어 본다.
땀언니가 예약해 준 덕분에 18일에 가족과 북스테이하러 갈 예정인 곳.

모두 올해 고이고이 접으시고 설레는 내년을 소중히 펼치시길 바랍니다.
삶이 우리를 오락가락하게 만들어도 나는 나를 믿으며 더 즐거운 상상하며 보내길 바랍니다.




솔맹이골의 밤 솔멩이골작은도서관



안녕하세요
.

새해를 맞아 도서관에서 조촐한 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둠과 촛불을 삼아 잔잔한 음악과 낭독이 흐르는 ,
아이들은 재잘대고 누군가는 노래하고
잔잔한 수다와 음식을 나누는...
이런 장면을 혼자 그려 보는데 분이나 오실지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는 저도 가늠이 됩니다.^^

올해는 도서관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얼굴들로 도서관지킴이가 교체되었고
순회사서님이 오셨고, 이전을 준비하며 도서관의 설계 작업도 시작되었습니다.
12 솔맹이골도서관의 모든 과정을 지켜 입장에서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올해는 여러분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공간에서 보내는 마지막 연말이 지도 모르거든요.

우리도서관의 역사가 깊게 배어 있는 지금 이곳!!
메주 띄우는 온기에 기대어 공간을 추억하며 여러분과 담소를 나누고 싶습니다!

(도서관 시상식)

*도서관에 많은 액수를 후원해 후원왕-황미희님
*도서관 밴드에 가장 많은 소개를 리뷰왕-박정재님
*자주 드나들며 가장 많은 책을 빌려간 대출왕-이영희님
분께 쪼매난 선물을 드립니다. 그날 오시면 드릴게요.

(낭독의 시간)

문장이나 . 낭독의 기회를 드립니다.

*식사와 음료 준비해 둘테니 가볍게 마실 오세요. 아이들도 대환영입니다.

후원자분들께 솔멩이골작은도서관


도서관 후원자 여러분께

 

하늘 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책을 보고 꿈을 꾸며 도란도란 살아보세.“

 

우리 도서관을 생각하면 늘 이 글귀가 먼저 떠오릅니다.

떠들썩한 마을잔치로 개관기념식을 치룰 때

우리 아이들이 조막만 한 손으로 광목천에 썼던 말이에요.

도서관 만들기에 힘을 보탰던 모든 분들,

다른 곳으로 떠난 분도 있지만 도서관을 만들며 설렜던 기억만큼은

다들 애틋하게 남아 있을 거예요.

간절한 맘으로 서툴게 시작한 도서관이 열두 살을 맞았습니다.

솔맹이골작은도서관을 후원해 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월세와 전기세 한 푼 안 받고 공간을 내어주신

솔뫼농장 식구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많은 바람을 겪고 이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느티나무 같은 도서관이 되었습니다.

빈 서가가 책으로 채워지고 페인트로 새 옷을 갈아입으며

수도 없이 책장이 옮겨 다닌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책 보며 도란도란 꿈꾸며 살자던 노랫가락이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된 것 같아요.

책으로 소통하는 아름다운 동행에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후원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느티나무를 닮은 작은도서관 솔멩이골작은도서관


도서관 12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마을 신문에 실릴 기사)

 

솔맹이골작은도서관은 2010531일 흥겨운 개관 잔치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2009년 겨울, 첫 아기를 낳은 엄마 셋과 과천에서 귀농한 세 아이의 엄마

그리고 마을에서 꿋꿋하게 살고 있던 다섯 아이의 엄마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 6개월간의 준비 모임 끝에 탄생한 도서관입니다



그 당시 겨울은 혹독하게 추웠습니다

낯선 시골 살림과 육아에 지친 새내기 엄마들이 기댈 수 있는 건 이웃의 온기뿐이었지요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며 아기와 놀 공간이 절실했습니다

마침 솔뫼농장에서 공간을 빌려주셨고, 예수회 김성환 신부님이 건네주신 후원금 덕분에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 도서관을 준비 중이던 신부님은 

700여권의 책과 시골도서관을 위해 써달라는 한 독지가의 후원금 600만 원을 엄마들에게 맡기고 

서울로 거처를 옮기셨지요.

 


세 엄마는 날마다 아기를 업고 도서관에 모였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젖을 물리며 구입할 책 목록을 작성하고 새 책에 라벨을 붙이며 빈 서가를 채워갔지요

개관 후에는 수업을 마치고 온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림책 읽기 모임도 하고 어린이날에는 인형극 공연도 보여주었지요

걸음마를 시작한 아가들은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책과 함께 자랐습니다.

 


그림책 도서관으로 시작한 소박한 마음이 점점 커지며 마을 도서관으로 확장되었고

덩달아 도서관에 대한 책임감도 밀려왔습니다

아기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고 마을 돌봄이 생기면서 도서관을 향한 발길도 뜸해졌지요

농사일로 바쁜 엄마들은 하나둘 도서관 운영에서 멀어졌고

도서관 이전 문제와 운영방식을 둘러싼 다툼으로 균열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귀촌하는 분들이 늘어나며 도움의 손길도 많아졌습니다.



두 명의 관장이 도서관을 든든하게 지켜왔고 저는 2017년부터 5년째 관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전히 솔뫼농장의 든든한 지원 아래 마을 분들의 후원금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2년간 많은 바람을 겪고 이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느티나무 같은 도서관이 되었습니다.

마을의 자식 같은 소중한 공간입니다.

올해는 순회사서제도를 통해 사서님을 맞았어요

한살림마을에 사는 빈혜영사서님이 3월부터 11월까지 반나절 상주하며 여러분께 책을 소개해주십니다.



작은도서관답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 첫 번째 조건은 접근이 용이하고 편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년이면 송면 초등학교 옆에 건립될 복합체육센터로 도서관이 이전합니다

더 많은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겠지요.

두 번째는 이용자들의 대면이 활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동아리를 꾸리고 원하는 강좌를 열며 독서모임을 꾸준히 이어가는 곳

공동육아를 하거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장

이웃과 소통하며 내 삶과 관계를 확장하는 마을사랑방의 모습이지요.

 


좋은 책을 만나러 가고 날마다 누군가로 따뜻해지는 곳.

함께 책을 나누고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며 이웃과 정답게 살아가는 공간.

솔맹이골작은도서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소식은 네이버 밴드 솔맹이골작은도서관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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