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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질

커튼 만들기





고모가 혼수로 장만해주신 브라더 전기 미싱,
자동밑실감기, 자동실걸이, 오버로크바느질, 단춧구멍바느질,
삼중겹바느질, 지그재그바느질, 말아박기, 잠김바느질, 아플리케......  
우와! 이토록 다양한 기능들이 있다니....

손으로 돌리는 엄마의 수동 재봉틀은 직선박기가 고작이었다.
엄마는 그것만으로도 모든걸 척척 잘도 만들어내셨더랬다.

드르륵~드르륵~
바늘땀이 단박에 촘촘히 엮어지며 손 끝에서 밀려나갈때면
마치 기차를 탄 듯 그 소리와 속도감에 묘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모든 행위에는 늘 만족과 기쁨이 함께 한다.




by 바람풀 | 2008/07/17 14:12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여름나기

여름을 나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요즘처럼 파리채를 휘둘러 본 적이 언제 또 있었던가?
오백원 주고 산 파리채는
일찍이 제 몸값을 다하고도
늘 내 가까이에 머물며
파리와 온갖 벌레로 부터 날 보호해 주고 있다.


에어컨, 아니, 선풍기도 필요없다.
열대야가 웬말이냐. 밤엔 춥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줄기 바람이 그리울때면
그땐 부채 하나면 충분하단 말이지.


이 여름날에 보리차를 끓여먹게 될 줄이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맛이 석연치 않아
보리차를 끓여 먹는다.
큰 주전자 한 가득 끓여 두고 먹는
구수한 보리차의 맛.





by 바람풀 | 2008/07/17 11:58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이동마트

우리동네엔 두 대의 이동마트가 있다.
차양막이 달린 트럭 안은 웬만한 동네슈퍼 못지 않다.
아침 8시쯤 되면 그 중 한대가 지나간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잠시 주위를 맴돌다 사라진다.
다른 한대는 9시 이후에 지나간다. 
안전상회라는 이름까지 있는 이 이동마트는
30년대 트로트와 함께 등장한다.
방송을 하는 법이 없다.
역시 트로트는 그 시대의 것이 최고란 생각이 든다.
두어 달 간은 잠결에 그 소리만 흘려들었다.
'앗 두부 사야하는데' 
'흠 오늘은 과자도 먹고 싶다'
비몽사몽간에 들려온 소리는 곧 사라져 버렸고
한번도  이동마트에서 물건을 사본 적이 없었다.
날마다 이불속에서 이만 갈았다.
'내일은 반드시 마트 구경을 갈테다'

드디어 오늘 장을 보았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잽싸게 대문을 나와 느티나무 길가로 냅다 뛰어갔다.
혼자 사시는 아랫집 할머니가 부추한단을 고르고 계셨다.
난 감자 한봉지와 따끈한 두부 한모를 샀다.
'이힛, 드뎌 이동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다음엔 트로트가 들리는 이동마트를 이용해야지.







by 바람풀 | 2008/07/02 11:1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5)
꽃밭


아욱꽃

상추꽃

부추꽃

가지꽃

토마토꽃
그리고 해바라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집 마당에도 꽃들이 숨어있다.

이사온 첫날 심은 해바라기가 꽃을 피웠다.

태양과 눈맞추며 쑥쑥 커라.







by 바람풀 | 2008/07/02 09:0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새와 고양이



뒤뜰로 향해 뚫린
작은 창가 너머로
작은새 두 마리가
재잘재잘 잘도 논다.

그 아래 야옹이
딱 걸렸다.
슬금슬금
우리집 마당을
기웃거리는
야생 야옹이





by 바람풀 | 2008/06/25 14:42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도배


이게 언제적에 보았던 영화들인가?





 
이 집엔 아궁이에 불을 때는 큰 방이 하나있다.
큰 창 두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 밖을 조망하기에도 좋고
하루종일 볕도 잘 들어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방.
더구나 바닥은 황토까지 사서 손수 바르지 않았던가?
문제는 도배였다.
 크기도 크거니와 도배하기 전에 단열재도 손봐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신문지와 스티로폼이 덕지덕지 붙은 채로,
시멘트 벽도 노출된채 몇달 동안 방치되었었다.
 벽지도 없고 도배하기도 귀찮았다.   

 벽에 붙일 만한 것들을 모조리 꺼내 벽을 메꿔나갔다.
그래도 터진 벽틈과 빛바랜 신문지와 뜯겨진 벽지 조각까지 다 메꾸지는 못했다.

짚을 섞어 바른 부서진 흙벽, 이건 본디 이집의 속살이 아니던가.
그 위에 덧발라진 검게 그을린 시멘트 벽.
그리고 그 위에 발라진 오래된 날짜의 신문지. 
단열을 위해 붙여진 스티로폼.
그 위에서 찢겨져 나간 벽지. 

감추고 싶은 누군가의 속살과 상처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바라보기'
갑자기 왜 이런 명상법이 생각나는 거지? 

만족스런 도배작업.

너무 오래 바라보니 좀 정신 없네.^^





by 바람풀 | 2008/06/16 18:10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5)


이십일 남짓 집을 비운 사이 온갖 종류의 풀들이 마당을 점령했다.
뒤뜰의 앵두나무엔 붉은 열매가 알알이 달렸고
우물가 보리수 나무도 굵은 열매의 무게 때문에 가지가 휘청거릴 정도다.
동네에서 얻어다 심은 부추모종은 빽빽한 모종들 사이로 더 큰 풀들이 마구 자라나 부추 심은걸 잊을 정도였다.
두줄 심어 놓은 고추는 한 그루만 살아남았고 양배추, 고구마, 상추와  토마토는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심지도 않은 들깨들은 어느새 자라나  마당의 절반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변화를 가까이서 목도하자니 새삼 풀들의 생명력에 입이 벌어진다.

"떠억~~~"














by 바람풀 | 2008/06/16 17:49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네팔1-구름위의 산책




구름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어느것 하나 같은 형상을 만들어내는 법이 없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구름속을 부유하는 일이 그래서 더 즐거웠는지도 모른다. 
그곳엔 아득한 깊이의 푸른 허공과 태양과 구름뿐인데도 말이다.

5년만에 다시 찾아가는 히말라야의 나라.
안나푸르나 산속에서 수줍게 꽃을 건네고 달아난 소녀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을까?
포카라 폐화호수에서 함께 뱃놀이를 즐기던 소년은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되어 있겠지?
어느 바에서 노래를 부르던 청년은 여전히 그곳에서 노래를 하고 있을까? 

낯섦,두려움도 좋지만
그리움, 설렘. 이런 감정들이 구름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를때,
구름속에서의 시간도 한껏 부풀어 오른다.   







by 바람풀 | 2008/06/13 14:03 | 히말라야 여행기 | 트랙백 | 덧글(0)
모란



부산스러웠던 마음 한 끝자락에 만난 모란.
무성해진 느티나무 아래 홀로 피어나
며칠간 비워둔 이 집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고마워라,








by 바람풀 | 2008/05/16 15:31 | 그림 | 트랙백 | 덧글(2)
선물


센스쟁이 K양의 선물.
마음에 쏘~옥





P양이 직접 손으로 짠 스카프
당장 하고 싶지만 목에 땀띠 나겠지?



그리고,

W양이 늘 곁에 두고 읽으라며 사준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





선물을 준비하자!








by 바람풀 | 2008/05/16 13:15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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