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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수의 놀이터

집앞에 만든 정목수의 놀이터
허술한 듯 하지만 나름 운치있고 전망도 그만이다.
하루종일 깎고, 밀고, 다듬더니
뚝딱하고 다탁 하나가 완성되었다.

제 주인 찾아가기 전에 차라도 한잔 마셔볼까나.
1530x500 육송,느티나무 나비장 상감

다음엔 나비를 좀 작게~






by 바람풀 | 2009/06/29 22:58 | 나무로 뚝딱 | 트랙백 | 덧글(5)
아기의 사생활

 






엄마도 사생활이 필요해.








by 바람풀 | 2009/06/26 19:16 | 그림 | 트랙백 | 덧글(0)
구름속의 둥지
집옆에 붙은 작은 창고 안,
빛이 들지 않는 구석진 곳에
딱새가 둥지를 지었다.
마른풀잎 하나만으로
어쩜 저리 예쁘게 잘도 지었는지. 

다음날 메추리알 크기만한 두개의 알이 둥지속에 쏙~ 

그 다음날, 한개 더!
 집안에 구름을 끌어들이는
딱새의 놀라운 건축술~
그리고 두주가 지났을까?
7마리의 새끼들이 태어났다.
노란 주둥이를 벌려대며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들다.
이 일곱새끼들 먹여 살리기 위해
어미새는 꽤나 바쁘겠구나. 




 

by 바람풀 | 2009/06/25 22:57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2)
서울 여행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주 토요일,
왕복 7시간이 넘는 서울행을 감행했다.
편식하지 않는 아기(모유 분유 모두 잘 먹는)와
나보다 아기와 더 잘 놀아주는 남편 덕분에 가능했던 서울 여행.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아기에게 젖을 물린 후 동네에서 떠나는 첫차를 탔다.
아직 이슬이 덜 마른, 어스름한 새벽의 첫차를 기대했으나
사방은 이미 훤했고 경운기 소리가 딸딸딸 들려오는 들녘은 진즉에 분주했다.
한 시간 반 만에 청주에 도착해 다시 버스를 타고 도착한 양재동 예술의 전당.
일러스트 원화전을 보러온 것이다.

먼저 전시를 본 땀언니는 멀리서 일부러 보러올 정도의 전시는 아니라했지만(동의함)
전시의 구성이나 내용 등을 떠나 원화를 본 적이 없는 나에겐
원화를 본다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전시였다.
어떤 크기로 어떤 종류의 종이 위에 어떤 재료를 써서 어떤 필치와 색감으로 그렸는지
그것이 무지하게 궁금했기 때문이다.
(진즉에 궁금했더라면 그전에도 몇 번 있었던 다른 원화전을 보았을 텐데.)

존 버닝햄의 원화는 그림책보다 훨씬 훨씬 더 감동적이었고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는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고릴라의 두 눈이 앤서니 브라운의 눈과 어쩜 그리 닮았는지...
처음 본 일본 작가 아라이 료지의 그림도 마음에 들었다.

전시를 보다가 생수를 꺼내 마시는데
스텝이 다가와 물을 마시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음식물 반입금지에 물마시는 것까지 포함되는 건가.
뭐 이런 경우가 있나? 하고 순간 열을 받았는데
유니폼 맞춰 입은 이 언니들, 계속 열받게 한다.

에르베 튈레의 작품이 흰벽 전체에 움직이는 그림자로 전시되었다.
천방지축 우리의 아이들, 당연히 폴짝폴짝 뛰면서 벽을 쿵쿵 쳐댄다.
전시기획자, 이런걸 예상한거 아닌가?
그러나 우리의 유니폼 언니,
-벽 치면 안돼요. 치지 마세요.
아이들이 액자에 손만 댄다 싶으면 총알같이 달려와 못만지게 하고,
벽에서 50센티정도 떨어진 바닥에 가이드 라인을 표시해 두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라 주위를 주고
꽤 여러명의 언니들이 꼿꼿하게 서서
오로지 산만한 아이들의 동작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내 귀엔 '안돼요'라는 말만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제 엄마들까지 나서서 언니들이 말하기 전에
-그림에 손대면 안돼.
라는 말을 아이들한테 주입시키고 있었다.

전시의 대상이 아이들인지 엄마들인지
그 모호한 전시 기획이나 구성은 둘째로 치자.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의 특성을 무시한
이 멍청한 전시 운영이라니.
액자를 아이들 눈높이에 걸어두었으면
아이들이 만져도 될 만큼 튼튼하게 걸어두던가 말이야.

..하면 안돼  ..하지 마시오 라는 금지의 환경속에서 자란 우리 엄마들도
유니폼 언니들과 공범이 되어 아이들에게 '안돼'를 주입시키고 있었다.

조금은 씁쓸한 기분으로 전시장을 세번 둘러보았다.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상상도서관.
그림책을 실컷 보고 막차를 타고 가려했으나
젖은 탱탱 불고 쿡쿡 쑤시고
결국 세시간 반만에 전시장을 나왔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
돌덩이가 된 딱딱한 가슴 앞섶이 푹 젖고
젖비린내가 폴폴 풍겨왔다.

동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게 7시 10분.
13시간의 서울 여행.
나름 괜찮았어~



 


by 바람풀 | 2009/06/22 13:57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7)
토끼 밥상

- 얘들아, 오늘은  자기가 요리하고 싶은 풀들을 뜯어 오는거야.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 풀을 뜯어 오자.
  그리고 뭘 요리할지 친구들과 상의해 봐.
 
아이들은 제각각 흩어져서 발밑의 풀들을 살피기 시작한다.

- 이모, 이건 뭐예요?
- 한번 뜯어서 맛을 보자.
  쌉싸름하지?
 
 고들빼기, 개망초, 명아주, 질경이, 모싯대, 민들레, 쑥.....
 아이들은 이모의 설명을 열심히 들으며 풀을 뜯는다.

아이들이 이모라 부르는 박명의 언니.
화복 입석리에 사시는 최고의 선생님.
매주 목요일이면 나도 아이들 틈에 끼어 학생이 된다.
한빈이는 쑥을 뜯고

밀밭에도 들어가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다.
진이는 고들빼기와 모싯대를 예쁘게 담고,
초록이 너희들처럼 싱그럽구나.
아이들은 뜯어온 풀을 깨끗이 씻어 요리를 한다.
모든 풀을 섞어 된장국을 끓이고,
고들빼기 초무침도 하고,
명아주도 살짝 데쳐서 간장과 깨소금을 넣어 무친다.
금새 한상이 차려졌다.
풀로 만든 토끼밥상.
모두들 한 그릇 뚝딱 맛있게 비운다.
풀냄새가 입안 가득 퍼진다.
아~ 향기롭다!

빨랫줄에 걸린 토끼가 방긋 웃는다.



by 바람풀 | 2009/06/19 14:43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4)
이런 곳에 살았었지.

 

전에 살던 집엘 한번 가봐야지 하고 벼르다가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슬쩍 지나가 보긴 했지만
그냥 혼자 조용히 가서 둘러보고 싶었다.
나와 함께 살아온 그 숱한 물건들 중
그래도 조금은 건질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고별식이라도 해야지 하는
순전히 감상적인  발로에서였다.


두시 반. 이런 가장 더울 때 나왔다.
지나는 길에 이웃 할머니들께 인사를 드리려 했더니만
다들 안 계시거나
낮잠을 주무시고 있었다.
나린아가도 유모차 안에서 잠들어 버렸다.
슬렁슬렁 유모차나 끌고
동네나 한바퀴 걷는 수 밖에.




할머니, 할아버지~
나린이 왔어요.
불난집 딸이요~
오랜만에 왔건만
무지 조용하다.
자는 아기의 양말을 벗기고
혼자 사진 찍기 놀이를 했다.


지난 1년 간의 추억이 묻어있는 집.
거의 폐허 수준이다.

발디딜 곳 없이 아수라장이 된 집안.
뭔가 알 수 없는 깊은 슬픔에 푹 잠겨버릴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이거 너무 담담하잖아.

불에 탄 흔적이
마치 일부러 만들어 놓은 공간처럼
미학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모두 언젠간 사라져버릴 물건들일 뿐.

그래도 하나 아쉬운게 있다면.....

유명 예술가들을 보면
종종 이런 인터뷰 기사를 읽을때가 있다.

-자신이 이렇게 되기까지 가장 영향을 미친 게 무엇이었나요? 

-음. 어린 시절 부모님의 서재?에 들어가 읽던 책들과 그분들의 기록이요. 
 이를테면 일기나 메모, 여행중에 썼던 수첩같은 거.
 반질반질 윤이 나는 나무 바닥의 서재에 앉아
 신기한 그림이 많은 페이지들을 넘기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특히 엄마는 대단한 수집가였지요.
 여행중에 산 재미난 물건들, 주워온 물건들도 많았고 직접 만들거나 그린것들도 많았죠.
 그런 것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죠.

큭큭. ^^ 이건 나의 로망이었다.
자고 있던 나린이가 칭얼대면서 깼다.

엄마~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참~
난 그런거 없어도 되거든~

아 그래, 아가야~ 








by 바람풀 | 2009/06/17 14:35 | 소소한 | 트랙백 | 덧글(4)
임시 공방


정목수의 임시 공방


불이 난 후 안산집에서 가져온 가구는
5단 서랍장과 작은 장식장 그리고 오래된 미니컴너넌트가 전부.
마침 이웃동네에 살던 한 지인이 베트남에 1년간 가게 되었다며 
필요한게 있으면 아무거나 가져다 써도 좋다고 하셨다.
냉장고와 세탁기 컴퓨터는 그 집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뭐 이렇게 살아도 불편한 건 없다.
그동안 정말 많은걸 갖고 살았단 생각도 든다.
요새 정목수는 집 뒤뜰에 임시 작업장을 만들어 놓고 
이런저런 물건들을 만들고 있다.
작은 선반과 옷걸이 앉은뱅이 책상...
어제는 2년간 건조한 육송으로 묵직한 도마하나를 만들었다.
올리브유로 마감을 하고 나린이 옆에 세워두더니
피톤치트가 나올거라며 싱글벙글이다.
오늘은 나린이 옷장을 만든다며 고심중이다.




by 바람풀 | 2009/05/30 14:5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3)
산책

숲, 산책 이런 말들이 좋다.
특히 숲 한가운데서 '숲이다' 라고 소리내서 말하면
숲의 기운이 온몸으로 쏙 들어오는 것 같다.

새로 이사온 집 바로 뒤에 이런 숲이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좌측 계곡(물이 거의 말라있다)을 건너면 숲으로 들어선다.


숲에 들어선 아빠와 딸


찔레꽃, 제비꽃, 그리고 너의 이름은 모르겠구나.
아, 숲이다!
숲속에 누운 아이.
북극에서 온 아기곰 같다.
투실투실  흘러내리는 저 뽈살.
숲에서 나와 이 수로를 건너면 바로 뒷마당이다.
저 낡은 방갈로를 수리하자.
나무 위에 작은 집도 하나 지을까?
선유동 계곡에서 선유동에 사는 친구, 선유를 만났다. 
한 달 먼저 태어난 수진과 최교의 딸. 


이런 숲이 가까이 있다니
정말 큰 축복이다.




by 바람풀 | 2009/05/27 06:05 | 시골살이의 즐거움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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